첫만남은 입학 한지 얼마 지나지 않았을때겠지. 케마는 열심히 오늘 수업을 복기하며 학원 안을 걷고있었을것 같다. 목적지는 의무실이었지. 쿠나이 투척 실습중에 약간의 상처를 입어 간단한 치료를 받으러 가는 길이었을거야.
제발 도와주세요...
그러던 중 어디선가 희미한 목소리를 들었겠지. 케마는 한걸음에 거기로 달려갔을것 같다. 사실 이까짓 상처는 별것도 아니니까말야. 그리고 깊은 구덩이 속에 한 아이가 울먹이고 있는걸 발견하겠지. 아이의 옷은 분홍색이었어 쿠노타마들의 닌복이었지. 어째서 여기 쿠노이치가 있는건가 살짝 갸우뚱했지만 케마는 일단 구멍 속으로 손을 뻗을것 같다.
잡고 올라와!
다행히도 구덩이는 그리 깊지 않았지. 덕분에 1학년의 짧은 팔로도 어떻게든 구출해낼 수 있었을것 같다. 무리해서 힘을 쓰느라 엉덩방아를 찧긴 했지만 말이야. 그 탓에 함정에 빠질때 뒷통수가 깨졌던 아이는 이번엔 앞으로 넘어지고 말았지. 그래도 케마가 받쳐준 덕에 그리 큰 상처는 입지 않았을것 같다. 케마는 아이를 빤히 바라볼것 같다. 깜깜한 함정속에 있을때보다 훨씬 아이의 모습이 잘 보이겠지. 두건 밖으로 묶은 갈색머리칼은 폭신해보였고 울음기가 덜가신 얼굴은 제 또래같았지.
고맙다고 연신 말하는 아이에게 케마는 여기 무슨일로 왔냐고 물을것 같다. 아이는 그제서야 자기소개를 하겠지.
난 쿠노이치 교실 1학년 젠포우지 이사쿠야. 의학에 관심이 많아서 보건위원회 담당 선생님이신 니이노 선생님께 가르침을 받으러 가는 중이었는데... 어쩌다보니 함정에 빠져서 한시간째 갇혀있었어...
중간중간 훌쩍이는 소리가 섞였겠지만 사정은 충분히 알아들을 수 있었겠지. 케마는 자리에서 일어나서 다시이사쿠에게 손을 뻗을것 같다.
데려다줄게
자기도 의무실에 가던 중이었다며 케마는 멋쩍게 말하겠지. 이사쿠는 멍하니 그 손을 잡고 일어설것같다. 그리고 의무실에 도착할때까지 마주잡은 손이 떨어지는 일은 없었지. 의무실 문에 손을 뻗고나서야 둘은 아직까지도 서로 손을 잡고 있었단걸 깨달을것 같다. 황급히 손을 떼었지만 열기는 남아서 두사람의 얼굴까지 타고오르겠지. 니이노 선생이 두사람을 보자마자 감기냐고 물었던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었을것 같다.
그리고 다음날, 수업을 진행하던 선생님은 갑자기 어제 배운 내용을 물어볼것 같다. 닌자의 삼금이란 무엇인가? 갑작스레 던져진 질문에 졸았던 대다수 아이들은 눈동자만 데굴데굴 굴리겠지. 그나마 성적이 좋던 한 아이가 손을 들고 또박또박 대답할 것 같다.
술, 욕심, 여자입니다.
그래, 정답이다. 오늘은 어째서 그 삼금이 중요한지 체험해 볼 예정이다. 특히나 마지막 삼금, 여자에 대해서 말이다.
선생님은 잠시 뜸을 들이겠지. 아이들이 전부 군침을 삼키며 기다리자 그제서야 수상한 미소를 지으며 말할것 같다.
오늘 우린 쿠노이치 교실로 간다.
닌타마들이 전부 환호하겠지. 방금까지 삼금 이야기를 하고 있었지만 그런건 이미 머릿속에서 지워졌어. 이러니저러니해도 이성한테 관심이 있을 나이대니까말야. 쿠노이치는 어떤의미에선 남자 닌자들보다도 무섭단 선생님의 경고도 귓등으로 흘리며 아이들은 잔뜩 기대감을 품을것 같다. 케마도 마찬가지였지. 다른 아이들과는 약간 다른 기대긴 했지만말야. 다시 그 아이를 만날 수 있을까, 하는 기대였지.
어서오세요, 쿠노이치 교실에!
아이들을 맞아준 쿠노타마들은 전부 상냥하게 웃고있었어. 선생님의 경고따윈 완전히 머릿속에서 날아갔지. 하나같이 귀여운 아이들이었으니까말야. 쿠노타마들은 스스럼없이 닌타마들에게 다가왔을것 같다. 꼭 짜기라도 한 것처럼 한 사람씩 곁에 붙어서 서로서로 소개를 나눴지. 케마에게도 쿠노타마가 한 명 다가왔을것 같다. 오기전부터 기대를 품었던 그 아이였지. 이사쿠 말야.
이사쿠는 어제보다 훨씬 고운 모습이었을것같다. 구덩이에 빠져 구르지도 않았고 울어서 눈이 붓지도 않았으니까. 케마는 새삼스레 얼굴을 붉힐것 같다. 이사쿠 역시 다른 적극적인 쿠노타마들과는 달리 수줍게 케마에게 다가서겠지.
저, 어제는 고마웠어. 답례로 내가 쿠노이치 교실을 안내해줘도 될까?
무, 물론이지!
어제와는 반대로 이번엔 이사쿠가 손을 내밀겠지. 케마는 조심스레 그 손을 맞잡을것같다. 하지만 이사쿠가 향하는 곳은 쿠노이치 교실과는 영 다른 방향일거야. 다른 닌타마들과 쿠노타마들이 있는 곳과 정 반대 방향이었지. 케마는 의아해하면서도 일단 이사쿠가 이끄는대로 따라갔을것 같다.
얼마나 이동했을까, 이사쿠는 주위를 몇번 둘러보더니 발걸음을 멈출것 같아.쿠노이치 교실과는 떨어진 산 속이었지 케마가 왜 여기에 왔냐고 묻기도 전에 이사쿠가 케마의 양 손을 붙잡을것같아. 그리고 진지하게 외치겠지.
정말 미안하지만 날 믿어줄래?!
케마가 얼떨결에 고개를 끄덕이니 이사쿠가 환하게 미소지을거야. 햇살같은 미소에 케마의 마음이 확 굳어버릴것 같다. 정말 무슨 일을 하던 믿을 수 있다고 말이야. 그렇게 단단히 다짐을 받아놓은게 무색하게도 이사쿠가 한 일은 별거 아니었을것같다. 기껏해야 케마에게 바닥에서 몇 번 굴러줄 수 있냐고 부탁한 것 뿐이었지. 케마가 흙먼지를 뒤집어쓴 꼴이 되자 이사쿠는 품에서 붕대를 꺼낼것 같다. 그리고는 붕대의 노래를 흥얼거리며 멀쩡한 케마의 팔에 붕대를 감기 시작하겠지.
그 영문모를 행동의 의미를 알게 된 건 쿠노이치 교실로 돌아오고 나서였어. 킥킥대는 쿠노타마들과 반대로 다쳐서 울고있는 친구들의 모습에 케마는 눈을 휘둥그레 뜨겠지. 친구중 하나도 케마의 꼴을 보더니 눈물이 그렁그렁해져서 너도 당했구나...하고 말할것 같다. 케마는 으응...하고 적당히 장단을 맞추겠지 쿠노타마사이에 섞인 이사쿠가 찡긋하고 한쪽 눈을 감았다 떴으니 말야. 선생님은 그제서야 아이들에게 강의를 하겠지.
이게 바로 쿠노이치의 술이다. 귀여운 모습으로 상대를 방심시켜서 공격을 하는거지. 하지만 쿠노이치만이 이 술을 쓰는건 아니다. 그렇기때문에 닌자의 삼금에 여자가 들어가는거야. 알겠나?
닌타마 교실로 돌아오는 내내 아이들은 울상이겠지. 쿠노이치들 너무해, 쿠노이치 무서워 같은 내용의 중얼거림이 끊이질 않을것 같아 하지만 케마는 혼자 멍하니 얼굴을 붉히겠지. 그러다 얼굴은 귀여웠는데...하는 친구의 한탄에 자기도 모르게 중얼거릴것 같다. 정말 귀여웠다고 말야. 다른 아이들이 식겁하거나 말거나 케마의 머릿속에선 이사쿠의 미소만이 자리잡고 있었을것 같다.
다행히도 둘의 재회는 금방 이루어졌다. 이사쿠가 의료강의를 들으러 계속 찾아오는 덕택이었지. 그리고 이사쿠는 올때마다 온갖 불운에 쫒기는 신세였을것같다. 그때마다 케마가 달려가는게 몇 번 반복되고, 아예 이사쿠의 마중과 배웅을 전담하게 되는 케마도 보고싶다. 그러던중 불운이 옮기도 하지만 꿋꿋하게 이사쿠 곁을 지키는 케마가 보고싶어.
그밖에도 여러 시츄 보고싶다. 쿠노타마면서도 자주 학원 안까지 들락거리는 이사쿠한테 반한 아이들을 무의식중에 견제하는 케마라거나 쿠노이치 교실 합작으로 벌어진 두사람의 데이트라거나 그 데이트 끝에서 멋지게 이사쿠를 구출해 낸 케마가 마지막을 고백 대신 동행이니까! 라고 말해서 말아먹은거라거나 등등
그래도 마지막엔 닌자의 삼금이 말하는 여자엔 배우자는 포함되지 않는다는걸 들은 케마가 고백하는게 보고싶다. 그렇게 졸업식 청혼이 학원의 전설로 남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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