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중 이사쿠가 졸업한 뒤 자세한 장부를 보고 식겁하는 애들 보고싶다. 이사쿠의 예산안에는 허덕인걸로 끝난게 신기할정도로 극히 필수적인 예산만 있었을테니까. 예전 이사쿠가 감기로 앓아누웠을 때, 하급생들끼리 예산안을 작성했다가 통과되는 바람에 우는 소리를 한 적이 있었지. 이사쿠의 예산안은 그 때의 예산안과 그리 큰 차이는 없었을것 같아. 그 때 돌아가서 예산전쟁에 재참하는 대신 다른데서 돈을 벌기로 작정했던게 그냥 나온 생각이 아니었던거겠지.
안그래도 빡빡한 예산은 대다수가 약재 자체라기보단 약재를 키우거나 손질하는데 드는 부재료들 위주일거야. 직접 구매한 약재는 저 멀리 물건너서 오는 약재들 정도일것 같다. 대체 이거갖고 어떻게 보건위를 꾸린건지 궁금해서 장부를 뒤지면 그간 이사쿠의 행적이 꼬박 기록되어있었겠지.
약초를 재배해서 팔기, 약초 채취해서 팔거나 쓰기는 보건위 단위로 했던 활동이니 어느정도 알고 있었겠지. 그런데 각잡고 이사쿠가 채취하거나 길러서 장부에 기록한 약재 리스트를 뽑아보면 책 한 권은 나왔을거야. 거기서부터 기가 질리기 시작했을것 같다. 분명 이사쿠가 채집하면서 같이 가르쳐줬던것 같긴 한데 어느 정도를 넘어가거나 외형이 헷갈리는 약재들은 기억이 안나겠지. 게다가 이사쿠가 홀로 채집해 온 약재들도 수두룩했을거야. 그리고 목차는 해가 갈수록 길어졌을테지.
분명 작년에는 구매했다고 적힌 약초가 그 다음해에는 채집해온걸로 적혀있던 경우도 많을거야. 그 기록에 보건위원들은 다들 앗...아앗... 하고 말을 잇지 못할것 같다.
게다가 뒤로 쭉 이어진 개인 아르바이트-목상깎기 아르바이트, 전장의 아르바이트 등등- 기록을 보고있자면 이게 보건위 예산안인지 이사쿠 가계부인지 헷갈릴지경이었겠지. 그야말로 눈물겨운 노력 그 자체였을것 같다.
그리고 그 모든걸 본 보건위원들은 결심했겠지.
무슨 일이 있어도 예산을 따내겠다고.
일당백의 노동력이 사라진 이상 돈으로 메꿀 수 밖에 없다고 말야.
작년과 비교해서 훅 올라간 보건위 예산안에 회계위가 당황했겠지. 그런데 하는 말이 맞는말이라 도저히 각하도 못시키겠는게 보고싶다.
암만 봐도 똑같이 생긴 풀뿌리 던져주고는 하나가 독초 하나가 약초다 구분해봐라 시전하는 보건위가 보고싶음. 아니 ㅅㅂ 이걸 어케 구별하냐고 하니까 ㅇㅇ 우리도 못함 하고 배쨀것 같다. 그러니까 약재상에서 구매하게 예산 내놓으란거겠지.
그동안은 채취해오지 않았냐고 반박하면 미키에몬한테 여기서부터 최대한 멀리 대포를 쏜다 치면 어디까지 날릴 수 있냐고 묻는게 보고싶어. 미키가 저기까지라고 답하면 단조 불러다가 너 저기까지 쏴보라고 그러겠지 무리라는 답이 돌아오면 같은 회계위인데 왜 못쏘냐고 걸고 넘어지면서 우리도 ㅅㅂ 이사쿠 선배가 씹사기였던거라고 하면서 예산 따내는거 보고싶음.
가뜩이나 의술실력도 부족한데 약재나 도구까지 모자라면 진짜 누구 하나 죽을 수도 있겠다며 악에 받쳐서 예산전쟁치르는 보건위 보고싶음. 그동안은 가만 놔둬도 불운탓에 자멸하거나 말랑말랑한 약소위원회 취급이었는데 그 해 예산전쟁에선 완전히 돌변해서 날뛰었겠지. 나중 약 잘못 쳐먹고 뒤지기 싫으면 예산을 내놓으라고 소리치는 모습은 이미 뭐 하나 잘못먹은것만 같았을거야. 그렇게 싸우는 보건위원회의 전설이 시작되는거 보고싶다.
2020. 9. 20. 02:51
닌타마/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