잣토의 일상에서 끊임없이 나타나는 수상한 소년 이사쿠 보고싶다
첫만남은 한 밤 중 공원이었을것 같다 잣토는 비틀대며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겠지 다른 부하직원들 몫까지 대신해서 혼자 상사의 술을 다 받아마신탓에 어질어질했을거야 술을 궤짝으로 퍼마서도 끄떡없던게 엊그제 같은데, 서른이 넘어가니 슬슬 몸이 예전같지는 않았지 더 움직였다간 정말 올라오기라도 할 것 같아서 잣토는 잠시 공원에서 쉬었다가기로 했을거야
싸늘한 밤공기에도 몸의 열기는 식을줄을 몰랐겠지 그렇게 마셔댔는대도 아이러니하게 목이 타오를것 같다 집에가서 물을 마셔야겠다고 생각은 하는데, 몸은 물먹은 솜마냥 마음처럼 움직이질 않았지 이러다가 공원에서 잠들어버리면 진짜 객사하는건 아닐까, 꼭 남일처럼 그렇게 생각해버릴것 같아
그러던 중, 잣토의 이마에 서늘한게 와닿을것 같다 흐려진 눈을 몇 번 깜빡이니 누군가 제 앞에 서있었지 음료수 캔을 잣토의 이마에 가져다대면서 말야 잣토가 반사적으로 물었을것 같다. 누구냐고 말이야. 그러자 눈 앞의 이가 대답했지
수상한 자에요.
그렇게 말하는 소년은 참 무해한 인상이었지 젊음 덕분일까, 소년은 이 날씨엔 추워보이는 반팔을 입고 있었을거야 하얗게 피어오르다 사라지는 입김이 아니었다면 사람이 아니라고 오해할뻔했지 사람이 아니었대도 술에 취해서 현실감각이 붕 떠버린 지금의 잣토로서는 그냥 자연스레 넘겨버렸을것도 같아 생면부지의 소년이 뜬금없이 음료수를 내민다는 이 황당한 상황에도 묘하게 익숙함을 느끼고 말았을테니까 꿈에서는 모든게 자연스럽게 느껴지는것처럼 말이야 그래서 잣토는 굉장히 뜬금없는 곳에 츳코미를 걸고 말았을것 같다
수상한 자라고 하기엔 너무 어려보이는걸.
소년은 웃었겠지 묘한 깊이가 느껴지는 쓴웃음일것 같다 그런 미소보다는 밝은 햇살같은 미소가 어울릴것 같다고, 잣토는 무의식적으로 그리 생각했겠지
그 뒤로 소년과 어떻게 헤어졌는지는 기억에 없을것 같다 다만 어떻게든 집에 돌아와있었겠지 그 때 소년에게서 넘겨받았던 음료수 캔이 아니었더라면 술에 취해서 꾼 꿈이라고 여겼을지도 몰랐어
그렇게 스쳐지나간 사이가 될 줄 알았지만 그 뒤로도 끊임없이 나타나는 수상한 소년 이사쿠가 보고싶다 어느날은 뜬금없이 잣토의 아파트에서 기다리고 있기도 했고, 어느날은 길거리에서 갑작스레 나타나기도 하겠지
스토커라고 하기엔 너무 인기척도 없고, 이유는 모르겠지만 잣토 자신도 이 기묘한 소년에게서 경계심을 느끼지 못하는통에 그냥 내버려두는게 보고싶어
잣토씨는 너무 경계심이 없네요~
라고 하는 소년에게 "그건 자네라서 그런거야." 라고 답한적도 있었지 언제나 묘하게 세상과 유리된것 같던 소년이 솔직하게 부끄러워하던 모습이 잊히지 않을것 같다
언제는 창문을 통해 집에 들어오는 이사쿠를 보고는 닌자같다며 감탄한 적도 있었겠지 그 말에 이사쿠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이내 살풋 웃어버릴것 같다 꽤나 귀여웠지만 그래도 잣토는 앞으로는 그러지 말라고 했을거야 대신 이사쿠의 손에 열쇠를 쥐여줬겠지
더는 집에 못있을것 같다면 언제든지 이리로 오라고, 잣토는 그리 말했겠지 이사쿠는 그 말에 그립다는듯 웃어버릴거야 그렇지만 안아달라는 어리광에 문자 그대로 껴안아주기만 하는 잣토를 보며 아직도 한참 모자라다고 생각하겠지
대략 이런 분위기의 아슬아슬한 그사세 잣이사가 보고싶다 과거 무로마치 시대, 잣토가 이사쿠에게 다가올적처럼 현대에서 잣토에게 다가가는 이사쿠 보고싶어 어쩌면 과거를 기억해주길 바라서일지도 모르고, 어쩌면 그 당시 이사쿠에게 남았던 잣토처럼 잣토에게 자신이 그렇게 남길 바래서일지도 모르지
그렇지만 언제나 여유로웠던 잣토와는 다르게 이사쿠는 허점투성이겠지 잣토가 다친것 같아서 치료해주려고 오다가도 오는길에 자기가 넘어져버릴것 같으니까
애써 그 옛날 잣토처럼 수상쩍은 이를 자칭해봐도 잣토는 금세 이사쿠의 정체를 파악해낼것 같다 학대받는 소년이라고 말이야. 처음 이사쿠를 들인것마저 반은 동정심이었겠지
그리고 어린애 답지 않은 깊이가 있다는것마저 무의식적으로 깨닫고 있었을거야 기억이 없는 잣토로서는 그저 험하게 살아온 아이라 철이 일찍 들었다고만 생각했겠지만 갈수록 위화감을 느낄것 같다 그리고 그 괴리감에 빠져드는 잣토가 보고싶어
마침내 이사쿠를 그런의미로 안아버린 날에는 무언가 잘못됐다고 뼈저리게 느껴버리겠지. 이사쿠가 그리워하는 이가 있다고 말야. 분명 입으로는 그의 이름을 부르지만 묘하게 저 너머를 바라보는 눈동자에 태어나서 처음으로 질투를 느껴버리는게 보고싶다 그러나 아무리 거칠게 이사쿠의 몸에 다그쳐보아도 이사쿠는 잣토밖에는 모른다고 하겠지
잣토는 이사쿠가 꺼냈던 뜬구름 잡는 전생이야기가 차라리 진실이길 바라게 될 것 같다 그 당시엔 드물게 어린애다운 감성이라고 생각했겠지. 전생에 우린 무슨 관계였냐는 질문에 이사쿠는 장난스레 웃으며 "수상한 자와 경계심 없는 사람이요." 라고 답했을테니까. 지금과 별다를게 없지 않냐는 잣토의 말에 이사쿠는 "그럴지도요. 연이 있으면 만나기로 하는 관계였으니까요." 하고 말했지.
그 순간, 잣토는 이사쿠에게 입맞춰버렸을 것 같다. 언제든지 바람처럼 스쳐지나가고 마는 그런 관계에서 더 한 발짝 나아가고 싶다고 생각해버렸을것 같아 억지로나마 연을 이어버리고싶다고 여겼겠지. 막상 그렇게 이사쿠를 안아버려도 이사쿠는 그를 바라보지 않았지만, 누군지도 모를 연적이라면 전생의 자신이길 바랬지
나른한 햇빛이 파고들어오자 깊게 잠들었던 이사쿠도 움찔거리기 시작했을거야 잔뜩 혹사당한 몸이어도 눈꺼풀 위로 쏟아지는 햇살은 이길 수 없었겠지 애써 이불에 고개를 묻으니 누군가 이사쿠의 머리를 손으로 쓰다듬어주었어 그 옛날과 같은 촉감에 이사쿠는 잔뜩 그 손길을 만끽할것 같다 결국 이사쿠는 잠을 고사하곤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겠지
잣토씨...?
햇살만큼이나 환한 그 미소를 본 순간, 마침내 이사쿠에게 답하는 잣토가 보고싶다.
그래, 수상한 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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