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행운이나 불운같은 개념이 좀 애매모호하긴 하잖아? 단적으로 극장판에서 잣토와 인연이 생기게 된 계기가 있지. 방학숙제가 뒤바뀐데다 깃발을 못가져온건 불운이지만 덕분에 잣토와 만나서 소노다마을을 지킬 수 있었잖아 아님 만약에 함정에 빠졌지만 덕분에 멧돼지의 돌진을 피할 수 있었다면 이건 행운일까 불운일까? 이렇게 행운과 불운은 딱잘라 말하기 어렵지.
하지만 이사쿠는 꾸준히 불운해... 라고 말하지. 당장 불운한 일이 벌어지면 불운하다고 하는 정도였겠지. 구체적으로 원인을 따지고 들기보단 지금 할 수 있는걸 하는 타입이라 여태까진 어영부영 넘어갔을것 같다.
그러던 중 닌뮤에서처럼 세뇌사건이 벌어지는게 보고싶다. 세뇌당한 이사쿠에겐 불운이 사라졌을것 같아. 여차저차해서 돌아오고나선 다시 불운도 돌아오긴 했지만 그덕에 여태까진 그냥 자연현상처럼 받아들였던 불운이 사라질 수도 있었단걸 알게 됐지.
선생님이 말하기로는 이사쿠의 불운은 사람을 다치게 하기 싫어하는 마음탓이라고 했어. 즉, 불운은 마음가짐에 따라 달라진다는거겠지. 하지만 그렇다고 이사쿠의 마음속에 억지로 칼을 심는건 이사쿠도 친구들도 영 꺼려할거야. 겨우 단서를 찾았나 했더니 다시 멀어져버렸지 아쉬워하던 중 누군가 이런 제안을 하는게 보고싶다.
그럼 이사쿠 머릿속의 행운과 불운의 개념을 뒤바꾸는건 어때?
남들에게 행운으로 여겨지는 일들이 이사쿠에겐 불운으로 느껴지도록 하자는 이야기였지. 밑져도 본전인 생각이었어. 만약 예측대로 일이 잘풀린다면 지금처럼 온갖 짐승들에게 쫒기거나 함정에 빠지거나 하는 일은 없을테고, 예측대로 풀리지 않는대도 이사쿠가 불운을 행운으로 여기는 한 불운탓에 마음 상할 일도 없을테니까.
그렇게 도서관 한 구석에 박혀있던 비법서대로 이사쿠에게 최면을 거는게 보고싶다. 불운한 일은 행운으로 여기게끔, 불운한 일은 행운으로 여기게끔 말야.
최면이 끝나고 이사쿠는 정말 끝이냐고 물을것 같아. 본인이 느끼기엔 딱히 달라진게 없다고 하겠지 하지만 친구들이 보기에 이사쿠는 이미 확 달라진 모습일것같다.
그도 그럴게, 이사쿠가 빌려간다고 한 책 안에서 잔돈이 떨어졌으니 말야.
막상 이사쿠 본인은 불운하네... 라고 말하고는 소리를 듣고 달려온 키리마루에게 돈을 던져줬지만. 그래도 이사쿠가 공돈을 주웠단것 자체가 세상이 뒤집힐만한 일이었지.
이사쿠의 행운은 그 뒤로도 계속됐을것 같다. 아야베의 함정에 빠지지도 않았고, 약초를 캐다 짐승에게 쫒기지도 않았지. 게다가 약초를 캐고 돌아오는 길에 우연히 그 약초를 찾던 상인과 만나 평소보다 배는 되는 가격으로 팔아치웠어. 만약 다음 예산회의에서 예산을 받지 못하더라도 보건위를 꾸려나가기엔 모자라지 않은 금액이었지.
하지만 이사쿠의 표정은 날이 갈수록 어두워지겠지. 게다가 다른 아이들을 대하는 태도도 점점 차가워질거야. 다치면 치료를 해주지만 그걸로 끝. 하급생들에게 해주던 아픈거 아픈거 날아가라~ 같은 주문도 안걸어주는데다 입원 환자도 가려받겠지. 정말 객관적으로 증상만 보고서는 중환자가 아닌 이상 전부 내쫒을것같다. 조금만 쉬었다 가면 안되냐고 물으면 더욱 차가운 답변이 돌아오겠지.
네가 쉬는동안 다른 중환자가 실려올 수도 있어.
훅 가라앉은 분위기에 다른 보건위원들도 당황하겠지. 치료받으러 온 아이가 다리를 다친 경우라면 더 놀랄것 같다. 평소였다면 쉬고가라며 붙잡았을테니까. 란타로가 그럼 쉬고있다가 위급환자가 오면 비켜주는건 안될까요...? 하고 조심스레 물어봤지만 이사쿠는 가차없을것 같다.
자리를 비키고 침상을 다시 준비하는 시간동안 위급환자는 목숨을 잃을거다.
하고 말야. 틀린말은 아니었지만 이사쿠가 할법한 말은 아니었지. 이사쿠는 자타공인 자상하고 상냥한 보건위원장이니까. 원래 조용한 사람이 화내면 더 무서운 법이지. 그렇게 다친아이는 절뚝이며 자기 방으로 돌아갔을것 같다.
이사쿠에게서 위화감을 느낀건 6닌들도 마찬가지였지 후배들이 이사쿠 선배가 이상하다고 했을때까지만 해도 그냥 행운때문일거라고 생각했을거야. 하지만 합동임무를 하게 되자 뭔가 잘못되었다는걸 알게 되겠지.
임무는 성에 잠입해 기밀 문서를 빼돌리는 일이었어.
평소라면 이사쿠는 후위에 서있을것 같다. 자기 불운탓에 다른 아이들의 잠입에 방해가 되지 않으려고 그런것도 있고, 피치못하게 전투가 벌어져서 부상자가 나오면 치료해주기 위해서도 그랬을거야.
하지만 달라진 이사쿠는 전위에서 움직였지. 그것도 누구보다도 빠르게 말야. 비밀통로 앞에 서있는 보초를 보고 어떻게 잠입할지 작전을 짜던 도중에도 이사쿠는 멋대로 행동할거야. 품에서 세침을 꺼내 던졌겠지. 목에 침이 박힌 보초는 소리도 내지 못한채 그대로 쓰러질것 같다. 그 모습을 본 다른 6닌들은 아연해하겠지 그 시선을 느낀 이사쿠는 짧게 말할거야.
기절시켰어. 죽이기 전에.
문장 앞에 누가 생략된 것이냐는 질문은 하지 못했을것 같다. 이사쿠가 그들을 싸늘하게 바라봤을테니까. 임무 도중에 아무런 불운이 발동되지 않았던것보다도 이사쿠의 시선이 생소하게 느껴졌겠지. 차라리 시체를 보는 표정이 그보다는 따스했을거야 최소한 경멸은 섞이지 않았을테니까. 덕분에 임무가 수월히 끝난것과는 반대로 분위기는 싸늘했을것 같다.
이사쿠는 아예 불난데 기름을 부어버렸지. 교장 선생님 앞에서 임무 보고를 마치자마자 자퇴선언을 해버린거야. 자신은 닌자와는 도저히 맞지 않으니 학원을 떠나겠다고 말야. 당연히 다들 뒤집어지겠지. 무슨소리냐며 이번엔 완벽히 임무를 끝마치지 않았냐고 설득해도 이사쿠는 코웃음을 치겠지.
완벽해봤자 결국 닌자는 사람을 해치는 족속들이잖아.
그런 닌자가 되려고 애쓰는 너희를 만난게 인생 최대의 불운이라며 이사쿠는 미간을 찌푸릴것 같다.
대략 이런 느낌인거 보고싶다 저 뒤에 이사쿠가 정말 인술학원을 나가서 전장의 활동하는것도 좋고, 최면 풀어버려서 언제나의 이사쿠로 돌아오는것도 좋음.
사람의 생명을 소중하게 여기면서 적과 아군을 가리지 않고 치료하는 이사쿠가 닌자답지 않단소리 들어가면서도 인술학원에 6년씩이나 붙어있던게 다른 친구들과의 유대감 덕분인거 보고싶다.
그간은 인술학원에서 만든 인연을 행운으로 느끼는만큼 모순이란걸 알면서도 상냥하게 대했지만, 반대로 불운으로 느끼게 되자 생명을 우선시하는 가치관이 앞서게 됐을것 같아.
그래서 닌타마+닌자들한테 가차없는거겠지. 다쳐왔으니 치료는 해주겠지만 저렇게 치료받고나서 배우는게 사람 죽이는 법이라는데서 현타 오지게 느꼈을것 같음. 전쟁터의 병사들은 대부분이 징병당한 농민이라 상관없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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