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마는 인기절정의 배우였겠지. 남자답게 잘생긴 마스크에다 귀가 녹을것만 같은 목소리, 탄탄한 체격, 게다가 순정만화를 원작으로 한 청춘 드라마의 남자 주인공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해내서 가히 신드롬을 불러오게 될 것 같다. 뒤이은 작품에서도 애절한 짝사랑을 잘 표현했단 호평을 받으며 연기력을 인정받을거야.
하지만 잘나가나 싶던 어느 날, 케마의 인성 논란이 불거질것 같다. 발단은 SNS에 올라온 짧은 영상이었겠지. 영상 속 케마는 술에 취한 채로 누군가에게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면서 시비를 털고 있을거야. 사람들 반응도 처참했을것 같다.
[순정만화 속 프린스의 정체]
ㅡ프린스가 아니라 어딘가의 부두목이잖아wwww
ㅡ벽쿵이 아니라 멱살 잡힐것 같아. 무리.
ㅡ순정만화가 아니라 야쿠자물(笑)
대략 이런 반응일것 같다. 당연히 소속사는 난리가 나겠지. 나쁜남자 캐릭터성까지는 어찌어찌 무마할 수 있어도 깡패는 아니니까 말야. 영상을 본 케마는 얼굴이 희게 질릴것 같다. 영상은 얼마전 케마가 악우인 몬지로와 술을 마시고 말다툼을 했던 장면이었지. 몬지로와 티격대는게 하루이틀일이 아닌지라 이렇게 문제가 될거라곤 예상조차 못했을것 같다.
게다가 영상은 묘하게 편집되어있었지. 케마와 엇비슷한 소리로 고래고래 싸웠던 몬지로의 목소리는 얼마 들리지도 않았겠지. 각도 역시 케마의 취한 얼굴만 비추고 있었을거야. 누가봐도 악의적인 편집이었지. 하지만 편집이라고 해명했다간 역풍을 맞을게 뻔했어.
처음 겪는 상황에 혼란스러워하는 케마에게 사장은 무언갈 내밀것 같다. 예능 대본이었지. 지금 그걸 왜 주는지 영문모를 노릇이었어. 그전까진 케마가 나가고 싶어해도 예능은 일단 거절하고 봤을테니까. 케마의 성깔을 알아서 취한 조취였지. 그런데 인성논란까지 터진 마당에 예능에 내보낸다니, 케마 본인도 이해할 수 없었지. 하지만 사장은 짧게 말할것 같다.
네가 싸웠다는 그 친구하고 너랑 같이 사는 친구, 무조건 캐스팅 해와.
케마는 그제서야 대본을 제대로 볼 것 같다. [스타X친구]. 케마도 얼추 알고있는 예능이었어. 한없이 먼 티비속 스타가 아니라 친구로서의 그들을 조명하겠다는걸 슬로건으로 내건 방송이었지. 뭐 말이 그렇고 실제로는 거의 흑역사 발굴 프로그램이었을거야. 연예인의 오랜 친구들을 불러다가 그들의 시선에서 본 스타의 이야기를 듣는거였으니까. 친구끼리 놀러가는 코너라든지 우정게임같은 소소한 미니코너도 있긴 했지만 어디까지나 메인은 흑역사파티일거야.
거기에 몬지로와 이사쿠를 초대해야한다니. 유치원때부터 알고지낸 사이니만큼 대체 어디까지 까발려질까 두려워질 정도였지. 차라리 출연을 못하겠다고 하면 낫겠는데 둘 다 흔쾌히 수락했을거야. 케마가 논란에 처한건 둘다 알테니까. 어떻게든 도움이 되고싶다는 두사람한테 사장이 웃어보일것 같다. 그리고는 흑역사를 들춰낼수록 도움이 된다는 말을 예쁘게 포장해서 알려주겠지. 이미 망한 이미지 차라리 친근하게 가는 편이 낫다고 말야.
그리고 두사람은 촬영에서 충분히 그 기대에 부응해줬겠지. 덕분에 방송날짜가 다가올수록 케마는 초조해졌을것 같다. 차라리 그냥 은퇴하는게 낫지 않았을까 뒤늦은 후회마저 들것 같다. 하지만 막상 방송은 케마가 전혀 상상치도 못한 방향으로 나왔겠지.
방송은 예고편부터 심상찮았을것 같다. 케마의 친구니까! 연발부터 시작이었지. 그리고 케마의 프로필이 짤막하게 나올것 같다.
케마 토메사부로(2N세) : 친구의 개념을 잘못 아는 남자.
여기까지는 네티즌 반응도 비웃는게 대다수였을것같다.
ㅡ우리 친구지=문제 있을때만 치는 대사wwww
ㅡ무리수잖아www 친구 강요도 이지메라고
하지만 방송이 진행되면 진행될수록 사람들은 예고편의 진정한 의미를 알게 되겠지.
본방송 처음은 스튜디오에서 시작되겠지. MC가 먼저 나와있는 스타를 소개해준 뒤, 친구들이 나중에 등장하는 순서일거야. 엠씨들은 평소처럼 멘트를 쳤을것 같다.
이번주 게스트는~ 소녀들의 프린스! 케마 토메사부로 씨를 모셔왔습니다!
케마가 멋쩍은듯 인사를 하면 작은 토크가 이어지겠지. 예능에 안나오는걸로 유명하지 않느냐, 첫 예능인데 떨리지는 않느냐 우리 방송은 만만하지 않다는 식의 물음일거야. 케마는 무난하게 답했지 작품활동을 이어가다보니 짬이 나질 않았다, 안그래도 유치원 시절부터 알았던 녀석들이라 대체 무슨말을 할지 몰라서 떨린다 같은 말이었지.
대화가 끝나면 친구들의 소개 차례일거야. 맨 처음 실루엣으로 비춰지다가 엠씨들이 짧게 프로필을 알려준 뒤엔 무대장치가 열리고 계단을 따라 내려와선 자리에 앉아야했어.
싸울수록 친하다는 말은 진짜다! 시오에 몬지로씨 입니다!
ㅡ에, 동갑? 진짜로?
ㅡ친구가 없어서 대신 조직의 사람 데려온거냐구www
ㅡ블랙이구나. 같은 사축의 기운이 느껴진다.
사람들의 예상대로 몬지로는 회사원이라고 자기소개를 했을거야. 다만 야쿠자 구미도 블랙도 아닌 멀쩡한 대기업의 회계사였지. 몬지로의 차례가 끝나자 뒤를 이어 반대편에도 불이 들어왔지.
룸메이트의 진한 우정을 보여주겠다! 젠포우지 이사쿠씨 입니다!
ㅡ귀여워
ㅡ케마 친구랑 같이 살고 있었어? 의외네.
ㅡ가장 가까이서 지낼테니 많이 당했겠지. 벌써부터 폭로코너 기대된다 우효옷wwww
무대장치가 열리고 이사쿠는 계단을 내려오기 시작하겠지. 그리고 역시나 중간에서 발을 접지를것 같다. 그대로 넘어지려던 찰나, 자리에서 튀어나간 케마가 이사쿠를 받아줄거야.
미안해 토메사부로...
괜찮아, 친구잖아.
사람들도 지금은 몰랐겠지. 혼신의 이미지 메이킹이라고 생각한 이 친구타령이 방송 처음부터 끝까지 줄기차게 이어질거라곤 말야.
하튼 우여곡절끝에 자리에 앉은 이사쿠는 자기소개를 할 것 같다. 모 대학병원 의사라는 소개였지. 엠씨가 케마와의 룸메관계를 묻자 이사쿠는 멋쩍은듯 웃고는 대답할거야. 자기도 케마도 일이 바빠서 집에 못들어갈 때가 잦은데 짐을 둘 곳은 필요하고, 마침 서로 직장이 근처라 방을 하나만 구했다고 하겠지. 중고등학교 내내 기숙사 룸메이트였기때문에 더 쉬웠다고 할거야.
이 뒤로는 적당히 압축. 대략 몬지로와의 올바른 친구관계, 이사쿠와의 올바르지 않은 친구관계로 대비되는게 보고싶다. 소개 뒤에 틀어진 친구와의 일상 촬영분부터 심상치 않겠지.
몬지로와는 남고딩같은 투닥거림을 반복할것 같다. 온갖 사소한걸로 쇼부를 겨루며 노는꼴이 탑배우나 대기업 사원으로는 도저히 보이지 않겠지. 오락실에서의 무한 승부도 그렇고, 막과자 집에 들렀다가 누가누가 ○ 모양 캔디로 휘파람 소리를 잘 내는지까지 겨루는것까지 보자면 진짜 유치하겠지. 그렇지만 그 유치한 승부들을 보다보니 정이 들것 같다. 프로그램 목적대로 잘 움직인 케이스였지.
그리고 이사쿠와의 영상은 급 장르를 탈출할것같다. 시청자들이 내가 지금 보는게 친구 예능인지 신혼부부 브이로그인지 헷갈려할것같음.
케마가 아침을 차리는거야 그럴 수 있지. 이사쿠를 깨우는것까지도 좀 친한 룸메니까 이해 가능하겠지. 그렇지만 저 꿀이 떨어질것 같은 눈이나 비몽사몽중에 칭얼거리는 친구의 응석을 받아주는 케마의 모습은 정말 생소할것 같다. 게다가 제작진이 친구끼리 놀러나가라고 했건만, 이사쿠가 피곤한 기색을 내비치자 케마는 바로 "그냥 집에 있을까?" 하고 말하겠지. 하지만 이사쿠가 "...그래도 오랜만에 같이 놀러나가고 싶어." 라고 말하니 또 태세전환을 할 것 같다. 방금 전 영상에서 승부 규칙을 바락바락 따지던 남자는 어디간건가 싶었지.
게다가 놀러갈만한 곳을 고르는데도 후보지가 하나같이 데이트 코스일것 같다. 놀이공원이니 동물원이니 수족관이니 하는 곳이었지. 놀이공원은 사고가 날지 모르니 패스, 동물원은 동물들이 덮쳐올지 모르니까 패스 같은 기묘한 선정과정을 거쳐서 뽑힌곳이 수족관일거야. 그리고 진짜 무슨 연인들의 데이트마냥 수족관을 돌아다니는 케마이사 보고싶다.
이사쿠가 예쁜 물고기들을 보며 신기해하면 입으로는 그래, 진짜 예쁘네. 같은 말을 하지만 시선이 물고기가 아니라 이사쿠한테 닿아있겠지. 펭귄보고 귀엽다고 할 때도 마찬가지일거야. 분명 입은 안열었지만 '네가 더 귀여워' 같은 속마음이 들려오는것만 같은 눈빛일것 같다.
러브씬에서나 보여줬던 멜로눈깔 항시 장착한채로 다녀서 가뜩이나 혼란스러운데, 중간에 이사쿠가 바닥의 물을 밟고 자빠질뻔한걸 다시 잡아주는 모습까지도 프린스 그자체일것 같다. 미안하다는 이사쿠한테 "친구니까 당연하지." 하고 웃어보일땐 모두가 츳코미를 걸겠지. 아예 영상에도 자막으로 (※아닙니다) 하고 붙여놨겠지. 그 놈의 친구드립 나올때마다 쭉 붙어 나올것 같다.
하튼 이 뒤로도 보는 사람 환장하게 하는 켐잇이 이어질것 같음. 이사쿠 불운발동할때마다 활약이란 활약은 다해놓고 친구타령만 오지게 할게 뻔함. 소꿉친구니까, 이사쿠는 유독 불운하니까, 룸메이트니까, 같은 변명을 하면 할수록 그저 순정만화라 황당할것같지.
우정게임 코너에서도 여러가지 보고싶다. 몬지로와 게임할땐 서로 그렇게 싸워대서 엠씨들도 걱정했지만 오히려 합이 착착 맞는 모습을 보여주겠지. 텔레파시류 게임이면 셋 다 소꿉친구 짬밥 어디 안간다는 반전을 보여줄것 같다. 아님 포키게임도 좋으려나.
대망의 흑역사 공개 시간때는 온갖 추억들이 쏟아저나오겠지.
어릴적 케마가 이소룡이 나온 영화에 꽂혀서 쌍절곤 휘두르며 아쵸~! 거렸던 이야기라든지 처음 학교 연극 주연을 맡았을때 뚝딱거렸던 이야기라든지(당시 영상이 자료화면으로 첨부됨) 유치원때 몬지로하고 열탕에서 버티기 시합을 했다가 병원에 실려갈뻔했단 이야기도 나올듯. 사족으로 그 이야기 결말은 둘을 간신히 건져놓은 이사쿠가 뒤로 넘어지는 바람에 머리가 깨져 혼자 병원으로 실려갔다는 이야기겠지.
방송의 막바지가 되자 엠씨들은 친구로서의 케마를 물어오겠지. 몬지로는 소중한 악우라고 답할것 같다. 어린애로 돌아간것처럼 복잡한 생각은 내려놓고 순수히 겨룰 수 있는 녀석이라고 말야. 끝에는 사실 그동안 이녀석이 공인이 되었다는 체감이 없었는데, 그 탓에 민폐를 끼친것 같아 미안하다고도 할것 같아. 앞으로는 체면도 생각해서 조용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하며 은근히 논란에 대해 해명할 것 같다.
이사쿠는 케마를 두고 별명처럼 프린스라고 하는게 보고싶어. 곤란한 사람을 두고보지 못하는 상냥한 사람이라고 말야. 대본이 너덜너덜해질정도로 읽고 또 읽는 노력도 대단하지만, 토메사부로 자체가 히어로같은 사람이기에 그렇게 멋진 왕자님을 표현해낼 수 있었다고 할거야. 이건 은근히 악플을 노린 말이었지. 연기파 배우라더니 그동안 본성을 감춘 연기가 대단했다는 식의 말이 나왔으니 말야.
하튼 이렇게 무사히 방송이 끝나겠지. 원래 노렸던 친근한 이미지를 얻는건 물론이고 예상밖의 왕자님 이미지까지 다시 회복했을것 같다. 하지만 어째서 들어오는 대본 대다수가 브로맨스 계열인지는 알지 못하겠지. 논란 이후 알아서 인터넷을 끊은탓에 지금 어떻게 이슈화 됐는지도 전혀 모를것 같다.
일단은 이사쿠가 일반인이니까 화력은 점점 줄어갔겠지만, 케마한테 스캔들이 나거나 해명기사가 나면 꾸준히 돌려서나마 언급은 됐을것 같아. 몇안되게 사실무근이란 말이 통하는 연예인일것 같다. Z군을 볼때랑 다르게 눈빛에서 영혼이 빠져있었다, 같은 근거 덕분일듯.
뻘하게 나중 케마가 자기들 이야기같은 드라마나 영화 찍는것도 보고싶다. 소꿉친구 로맨스물같은거. 히로인 속성마저 누가봐도 모 친구가 모티브겠지. 그덕분인지 가뜩이나 영혼을 갈아넣은듯한 연기인데 인터뷰같은데서 같이 사는 친구가 대본리딩을 많이 도와줬다 그래서 또 한바탕 뒤집어지는것도 보고싶음.
2020. 8. 5. 03:16
닌타마/썰
